불현듯 - 엉거주춤
여전히 내 궁둥짝에 푹꺼진 쇼파에 같은 궁둥이를 맞춰 앉아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보면자연스럽게 왼쪽 한켠 시스템 행거에 쪼르르 걸려있는 나의 옷들을 가만히 쳐다보게 됩니다. 구색이 그럴듯 맞춰진 옷,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색이 빠지고 바래지고 축축 옷깃이 꺼져 축 쳐진 옷, 뻣뻣하다 못해 성나보이는 옷, 나를 오래오래 들쳐업고 밖을 서성이던 다양한 옷들, 또 최근 새로이 자리하여 데리고 빨리 나가주기 바라는듯 꿈틀대는 옷들,또 무언으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옷들, 옷 하나하나들과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명확히 기억이 나진 않습니다꼼꼼히 뜯어보고 뚫어지게 바라보면은 비로소 나에게 굉장히 멀게 느껴지는 기억이 하나 툭 튀어나오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요. 옷에도 기억이 서린다고 하대요. 오늘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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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3. 2. 0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