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안녕
해도해도 하고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줄이기도 어려워
알다시피 아직까지 나는 묻지를 못하고
묻은 척 없앤 척 하루종일 보내다가
고요하지도 적막하지도 않은 혼자인 밤에 처박히면
잘 버텼다, 잘 버텼다, 그렇게 생산적인척 몇일을 지내다가도
그 다짐이 무색하게 와르르 무너져내려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번호를 누르고
적막 속 안부를 주워담아
무슨 대답을 기대한 것도 기다린 것도 아니면서
너는 계속 받고, 나는 계속 걸고,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걸 알면서도
희망도 없는데도
영원히 괜찮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조금 무뎌지기는 아직까지 먼 길인걸까
미안해
밝은 시간엔 못되고 어두운 시간엔 질척여서
잔뜩 취해서, 이성적일 땐 부들거리다가도,
술, 그놈의 술, 술에 감정이 물렁해져서 또 과거의 흔적들을
주섬주섬 만져보다 어김없이 또 후회할 짓을 자꾸 하게 된다
어쩌면 그러고 싶어서 술을 마시는걸까
돌이킬 수 없는 걸 정말 잘 알면서도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안녕
다음번엔 꼭 무시해줘
평양냉면 (0) | 2024.12.14 |
---|---|
증오하지만 동시에 (0) | 2024.12.13 |
구멍 (0) | 2024.12.06 |
성향에의 고찰 속 맞말 (0) | 2024.12.03 |
우리는 모두 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죠 (0) | 2024.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