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피로사회-한병철>

읽은 책 감상평

by only-peace-x 2024. 12. 11. 10:05

본문

규율의 피안에서 
-성과주의 사회에서의 주체와 개인의 신경학적 우울에 대하여 
 
사회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성과주의 주체 
21세기 사회는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변모하였다. 더이상 복종적 주체가 아니라, 성과주체라고 불린다. 규율의 장벽들은
무너졌으나, 푸코의 분석은 규율사회과 성과사회로 변모하며 일어난 심리적, 공간구조적 변화를 설명하진 못한다. 
규율사회는 부정성의 사회이다. '~해서는 안된다'가 지배하고 있는 반면, 성과사회는 오히려 긍정성의 사회이다. 
그러나 그러한 긍정성은 과잉의 상태다. '성과의 패러다임' 내지 '할 수 있음'이라는 긍정적 도식으로 대체된다. 
능력을 중시하는 성과사회에서 긍정성은 부정성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나, 그 시스템에는 폭력이 존재하며 이는 심리적 경색을 야기한다. 
긍정성 과잉 상태에 아무 대책 없이 무력하게 내던져져 있는 새로운 인간형은 그 어떤 주권도 사실 가지지 못한다. 
 
오직 자기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명령이 낳는 우울증, 성과를 향한 압박이 탈진 우울증을 초래한다. 
에렝베르에 따르면 우울증은 규율사회의 명령과 금지가 자기 책임과 자기 주도로 대체될 때 확산되기 시작한다.
실제로 인간을 병들게 만드는 것은 사실 과도한 책임과 주도권으로 점철된 그 후기근대적 노동사회 내면의 새로운 규율이 된 성과주의 자체의 명령이다. (26-27p)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다는 우울한 한탄은 아무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믿는 사회에서 가능한 것이다. 
성과주체는 노동을 강요하거나 심지어 착취하는 외적인 지배기구에서 자유로우나, 그 자유는 강제와 일치하는 상태이다. 
성과주체는 성과 극대화를 위하여 강제하는 자유 또는 자유로운 강제에 몸을 맡길 수 밖에 없다. (28p)
 
 
활동적 삶 
오늘날 진행중인 삶의 가속화 역시 이러한 존재의 결핍과 깊은 관련이 있다. 
노동사회, 성과사회는 결코 자유로운 사회가 아니며 계속적으로 새로운 강제를 만들어낸다. 
근대의 상황은 인간 삶을 극단적 허무 속에 빠뜨린다. 유사 이래 이토록 인간의 삶이 덧 없던 적이 없다. 
극단적으로 덧없는 것은 인간 삶만이 아니다. 세계 자체도 그렇다. 그 어디에도 지속과 불변을 
약속하는 것이 없다.
이러한 존재의 결핍 앞에서 초조와 불안이 생겨난다. 후기근대 자아는 완전히 개별적으로 고립되어 있으며, 전반적으로 탈서사화되어 허무의 감정은 더욱 강화된다. 
 
보는 법의 교육 
인간은 어떤 자극에 즉시 반응하지 않고 속도를 늦추고 중단하는 본능을 발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천박성은, 자극에 저항하지 못하는 것, 자극에 대해 아니라고 대꾸하지 못하는 것에 그 원인이 있다. 
즉각 반응하과 모든 충동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이미 일종의 병이며 몰락이며 탈진이다. 
 
행동의 주체는 오직 잠시 멈춘다는 부정적 계기를 매개로 해서만 단순한 활동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우연의 공간 전체를 가로질러 볼 수 있다. 머뭇거림은 긍정적 태도로 비춰지지 않지만, 행동이 노동 수준을 내려가는 막는 데 필요불가결한 요소다. 
<오늘날 우리는 중단, 막간, 막간의 시간이 아주 적은 시대를 살고있다.> - 한나 아렌트. (48-49p)
 
 
피로사회 
활동사회 - 내지는 활동적 삶이 일으키는 생동성이란 본질적으로 매우 생명과 결부된 복합적인 현상이지만, 활동사회는 그 이면에 
극단적 피로와 탈진 상태를 야기한다. 이는 타자의 부정성을 전제하는 면역학적 반응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성 과잉으로 인해 유발된다. 과도한 성과 향상은 영혼의 경색으로 귀결된다. 
 
한트케 <피로에 대한 시론> 에서 그는 피로가 분열적 피로와 근본적 피로를 나누어 본다.
우리의 활동성에 직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 피로"의 경우에는 오히려 영감을 준다고 말한다. 
즉, 무언가 행동하며 발생시키는 피로의 경우 오히려 영감을 줄 수 있으며, 짧고 빠른 과잉주의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길고 느린 형식의 주의를 불러일 수 있으므로 그러한 피로의 경우 긍정한다. 
 
+이어서 

'읽은 책 감상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곳이  (0) 2024.10.0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