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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말

낭만, 불안, 그 사이 어디

by only-peace-x 2025. 4. 2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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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은 뭐가 다른다고 느끼시나요? 
일 머리 라고 소위 말하는 것, 센스가 무엇일지 생각해봤는데
맥락을 아는 사람. 일을 못하는 사람일수록 일을 잘하고 성실하게 함에도 불구하고 시야가 되게 좁은거죠.
내 일이 혼자 방망이 깎는 일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현대사회가 고도로 분업화 되어 있기 때문에
나의 톱니 뿐만 아니라 남의 톱니와 기계 자체와 공장의 구조와 환경까지 생각해야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일의 맥락을 아는 사람들이 일 처리를 잘 하는 것 같다. 라고 생각합니다.
 
즉 큰 그림으로 바라보는 거잖아요. 가끔 디테일을 잘 보는 사람도 일 잘하는 사람이기도 한데, 
숲과 나무를 왔다갔다 왕복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일 잘하는 사람인가요?  
어떤 것에 대해서 의견을 전할 때, 과장해서, 특정 부분에 힘을 실어 얘기할 수 밖에 없어요 
당연한 일이지만 어느 한쪽이 100% 맞고 0% 틀리다고 볼 수 없어요. 하지만 맥락을 보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일이 힘들잖아요. 일 잘하는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 안에서 통제력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원하는 걸 관철시키는 것 같아요. 일이 지루하고 무의미하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통제력을 잃은건데, 
직장에서 돈 주니까 시키면 해야되잖아요. 우리가 여가시간이라던지 좋아하는 이유는 그 통제가 없기 때문이기도하죠. 
그 안에서도 일 잘하는 사람은 자기 통제력을 발휘하는 것이구요. 그게 무슨 일이건 간에. 그 안에서 자기 나름의 권한을
스스로에게 부여한다고 그럴까? 이런 방식으로 일해서 성취감이든, 효율성이든 일을 잘하게 되는 원동력을 스스로 가지게 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일 잘하는 사람들이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지는 않잖아요. 하나의 밸런스 게임이 있는데,
성격은 좋지만 일처리 능력은 부족한 사람 vs 성격은 나쁘지만 능력은 좋은 사람 굳이 하나만 고르자면? 
저라면 성격이 별로더라도 일 잘하는 사람. 그게 일이라면. 가족이나 친구의 일이라면 반대겠죠.
일하다가 막 친해지면 형동생 이러기도 하잖아요. 일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남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고,
그런 측면에서 일과 일 직업의 세계에서는 일 잘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게 중요한 팩트죠. 
더군다나 일을 못하는데 성격이 좋으면 더 화나요. 내가 나쁜 사람 되는 것만 같으니까. 
일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적어도 직장에서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의 난제? 
좋아하는 일을 잘하면 제일 좋죠. 굳이 하나를 선택한다면, 잘 하는 일을 선택하는 게 조금 더 행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왜냐면 인간의 욕망은 변하기 떄문에. 가장 큰 근거죠. 내가 지금 좋아하는 일이 10년 뒤에도 좋아한다고 확신할 수가 없구요. 하다못해 생각해보세요 사랑. 이 사람을 위해 죽을 수 있을 것 같다, 고 했지만 또 헤어질 수도 있잖아요.
"이 일 정말 재밌다" 정말 적성에 맞다. 생각하다가도 1년뒤에 시들해질 수도 있는거구요. 10년 뒤엔 다른 일이 더 재밌어 질수도 있어요. 그만큼 인간은 욕망 앞에서 한없이 부박하고 자꾸 바뀌기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정확하게 알고 계신가요? 사실 저는 잘 모르겠거든요. 몇몇 부분에 있어서는 알곤 있겠지만. 이렇듯 자기 욕망을 파악하기도 어렵구요. 욕망이 변한다는 측면에서 그렇게 변하기 쉬운 가변적 요소를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생각하구요. 
또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어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분리했을 때, 일반적으로 내가 잘하는 일은 내가 좋아하게 되어 있어요. 모두 수렴될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한데 하지만 좋아해도 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요. 재능도 있구요. 내가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김나박이 그정도 수준은 될 수 없는거거든요. 좋아한다고 해서 반드시 잘한다고 할 수는 없거든요. 하지만 잘하면, 대부분 좋아하게 되어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일을 좋아한다는 건 그 일을 하고 있을 때 희열에 차서 "와 이거 하고 있는 순간이 즐거워" 도 있지만, 이 일을 끝나고 났을 떄 그 성과를 보면서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 혹은 타인들이 그 결과를 보면서 칭찬하는 그 감정들. 그런 것이 좋아하게 되는 이유이구요. 그래서 잘하는 일을 선택하는 게 좋아하는 일까지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일이 변동가능성이 높지만, 휘발된 호기심일지, 지속할 수 있는 애정인지를 알 수 있는 단서가 있을까요? 
당연히 정체성이라는 것은 자신이 해온 일들에 대해 책임져야 하거나, 성과를 내거나 이런 것이 쭉쭉 쌓여오게 되고 거기에 대한 스스로를 판단하는 가치관이 있고 그다음에 기억이 있는 것이잖아요. 20대, 30대 초반에 저를 생각하면 지금의 저와 굉장히 다르고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다만 덜 변하는 것에 투자하고 덜 변하는 것을 선택하는 게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변화가 많은 사회를 살면서 덜 나락에 빠지거나 덜 불행할 수 있는 조금 더 나은 선택이 아니겠느냐고 생각하는거죠. 
 
일 잘하고 싶다, 라는 욕망을 가지지만 그 이상과의 괴리감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욕망을
어떻게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을까요? 
언제나 비관적이고 본능적으로 염세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고, 애초에 기대치를 40점으로 잡다보니 스스로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자위책으로 방어적이게 되었을 수도 있죠. "이 일이 잘될 리가 있나" 라는 비관적 태도가 주는 플러스 요인도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다 80~90점 되게 되면, 아 그래도 괜찮구나. 이렇게 되는거에요. 
 
근데 일도 잘하려는 동력이 있어야 잘하게 되잖아요. 기대를 안하는데..
기대를 안한다고 노력을 안한다는 뜻은 아니구요. 노력은 당연히 해야죠. 저 같이 재능도 별로 없고 타고난 것도 별로 없는데 노력까지 안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사실 저는 운이 매우 좋았는데요, 저는 일을 잘하기 위해 제 나름의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낮춰서 생각하는 거죠. 낙관주의자가 비관주의자보다 행복할 수도 있는데, 행복의 역치를 낮추게 되면, 나름대로 또 행복한 순간이 여기에서도 많아져요. 
 
그렇다면, 어설픈 사전준비 그러나 상황대처능력이 좋은 사람 vs 철저한 사전준비 그러나 상황대처능력이 부족한 사람
직장에서의 대부분의 일들은 어마어마한 일들을 하는 게 아니구요,
즉흥적인 상황에서의 임기웅변 보다는, 우리가 뻔하게 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일들 속에서 
그 일을 반복적으로 잘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는 철저한 사전준비 그러나 어설픈 현장대처능력을 가진 사람이 더 낫다고 보고요. 만약 위기가 굉장히 잦은 일일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그렇게 위기가 잦은 경우의 일은 그 자체가 일상이고 환경이에요. 그게 노동환경인 것이구요. 이런 측면에서 보면 그때 중요한 건 임기응변이 아니겠죠. 
일에서 임기응변, 즉흥성, 순발력을 요하는 상황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봅니다. 
 
일이라는 건 힘들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구요, 
일에서도 재미와 성취, 자아실현이 가장 중요한데 일은 그런 이상적인 것보단
힘든 환경속에서 생계에 관련되어 하는 현실적인 것이 더 많을 수 있구요
일이 그렇게 이상적이고 재밌다면, 그 일을 누가 하라고 돈까지 줘가면서 시키겠어요  
일이라는게 사실 라틴어로 'labor'는 무거운 짐을 지고 비틀비틀 지고 걷다 라는 말이 어원이에요. 
노동은 힘들고 괴롭고 안했으면 좋겠는게 노동이라는 겁니다. 
 
사실 워라밸이라는 건 일, 워크와 라이프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춘다는 것인데
사람들이 하는 말속에 그 생각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어요.
 
노동은 삶이 아니라는 것이죠.
노동이 삶의 일부라고 치면 워라밸이라고 안할 거 아니에요.
라이프의 대응되는 의미로 생각하느 건데, 노동은 괴롭고 생계수단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죠.
그래서 그 양자 사이 밸런스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사실 모든 사람들에게 워크와 라이프는 구분이 안되는 말이에요. 
물론 여가라는 말이 내가 하기싫은 일 8시간 하다가, 나중에 나를 위한 시간을 쓴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가의 '여'는 남은 시간, 즉 일을 하고 남는 시간을 의미하는 거에요.
 
우리가 6시에 퇴근한다고 해도, 일로부터 완벽하게 분리되는 삶이 시작되는 게 아니라는거에요. 
일에서의 성취감, 좌절감이 연장이 되는것이고 
우리가 제일 많이 쓰고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일이잖아요. 
꺠어있는 시간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거에요. 우리가 깨어있는 3분의 2를 차지하는 시간을 쏟아붓는 데에서 
그것을 도구적으로, 수단적으로만 생각하고 나머지 3분의 1만 나의 진짜 삶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직업이라는 것은 힘든 거지만, 그 힘든 노동 시간 속에서 즐거움을 찾거나 보람을 찾지 않다면
그 사람은 행복하기 어렵다는 거에요. 아무리 힘들어도 그 순간에 웃는 순간이 있고, 아무리 행복해도 슬픈 순간이 있듯이.
 
가장 많이 쓰는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일이라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행복해야 한다는 거죠. 어렵더라도.
물론 워라밸도 중요하지만, 일을 할 때 나를 높이는 게 중요한거죠. 나의 상태를.  
 
일이 아닌 다른 것에 몰두하는 경험도 중요한가? 
노동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인간을 소외시키는 것도 없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것은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저는 노동의 본능적인 어떤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노동이 힘든 건 당연한 거니까요. 
 
너무 하기싫은데 보상이 너무 커서 할수도 있잖아요.
인생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겠어. 이런 마음이기 때문에.. 

>상사와 관련하여
"좋아할 필요가 있다면 좋아해버리면 돼요" 
그게 꼭 자기를 속이는 게 아니거든요. 그게 예절이라는게 자기 기만적인 측면도 있는 거고,
자기가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부분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사회적으로 익숙해지지거나 상대와의 간격을 
확보하는 것이 예절이잖아요. 자신의 근본을 아예 속이는 게 아니라면 적정한 사회의 역할을 하는 부분이죠. 
 
하지만 직장에서 사람이 싫은 경우는 정말 많거든요. 
어떤 사람과 직장해서 정말 갈등관계에 있고, 이 사람이 나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일해야하는데
이 관계를 장기적으로 지속해야 하는 직업이라면, 저는 그만두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게 언제 풀릴 지 기미가 없고, 장기적으로 그 사람하고 계속 지낼 수 밖에 없고,
그러면 이 사람이 행복할까? 그 사람에서 오랫동안 계속 있어야 하고 기약도 없다면 저는 그만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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