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내가 자유롭게 노닐 수 있는 망망대해 같다.
하루라도 노래를 안들으면 가시가 돋는 기분이다.
새로운 가수, 나만아는 가수, 내가 좋아하는 결과 감성을 노래하는 가수를 찾게되면 꽤 오래 못보던 친구와 재회한 반가운 느낌이 든다.
그 가수의 한 노래가 좋으면, 냈던 앨범의 수록곡을 주르륵 들으면서 차근차근 내 취향의 곡들을 골라낸다.
뭐, 딱딱하게 말하자면 문화예술(예컨대 드라마나 소설) 주인공을 나와 동일시하며 더 감정이입하는 일종의 문화체험이다.
다른 환경에서 지내는 인간이 아주 유사한 사유 또는 경험을 한다는 것.
내가 어릴적부터 라디오를 좋아했던 이유이다. 저 먼 라디오 뒷켠의 누군가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있구나, 힘들겠구나, 하며 스스로 위안을 가질 수 있는 노오란 조명같은 따뜻한 감정같은 거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어떤이가 왠지 보이지않는 기다란 끈으로 세상 속에서 연결되어있다는 느낌, 인류애, 동질감과 같은 간질간질한 무언가를 느낀다.
표현이 과하다면 미안하다.
요새는 집에서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많이 틀어놓는다.
예전엔 그런, 나의 알고리즘을 분석해 내 노래취향을 알아내 노래를 추천해 주는 것엔 코웃음쳤다.
내 기민한 감성까지는 도달하지못할걸? 이런 류의 허세내지는 허황 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변하기 마련, 좋아하는 상황에 어울리는 아주 멋들어지는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 구독하고 괜시리 이 사람 취향 나랑 비슷한걸? 하고 또다시 간질간질해져온다.
그러며 넓디넓은 멜론 세상에서 또 좋아하는 노래를 선곡하고, 그 노래가 내 취향을 저격하면 출근길과 퇴근길이 내심 (내심이 아니라 심각하게) 즐거워진다.
단순한 것에 기뻐하고 감격하는 나름 순박한 내 성격이 이럴땐 참 매력적이고 행복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라 느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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