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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헌정의 글 in 사계

모든 요일의 여행

by only-peace-x 2024. 9. 2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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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이를 만나러 제주도에 왔다 

어쩐지 날씨가 좋지 않아 울렁댔지만 같이 만나 떠드니 감정이 온순해지고 깔깔스러워지고 잔잔해진다

 

우리가 친구인 이유를 잘 생각해보면, 글쎄

정확한 건 내 관점에서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에는 곁에 있었다는 거다. 

 

첫 취직을 할 때도, 혼자 보냈던 내 생일에도, 무너졌던 시기에도, 

네가 곁에 있었다는 걸 깨달으니 이제는 내가 홀로 타지에 있는 네게 온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이었는지 몰라. 

(근데 시간 까먹어서 좀 섭섭했던거 뺴고는. 일단 섭국 원샷) 

그냥 랜덤리하게 골라본 건데 내 인생 중요한 순간들을 잘 돌아보면 항상 정현정이 있었다

 

각자 적지않은 불안감을 안고사는데, 각자만의 방식으로 고군분투를 하며, 좋아하고 향유하는 것, 취향과 취미가 명확하고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 소중한 사람이 애정을 주는 것에 감사할 줄 아는 것. (심지어 비슷하기도 함) 누가 한쪽에서 박수치자 손을 뻗으면 완벽하게 챡 맞아떨어지는 소리가 날만큼의 대화(하지만 우린 실제로 하이파이브는 잘 못한다), 깊은 대화, 누군갈 욕하는 대화, 즐거운 대화, 사는 것에 대한 대화, 시시콜콜한 대화, 사랑에의 대화, 우울감에 대한 대화 등

 

대화 카테고리가 각양각색 때론 얼렁뚱땅이어도 그 모든 대화의 순간을 은유하자면 진짜 딱 맞은 철에 알맞게 익은 어여쁜 납짝복숭아를 한입 베어먹었을 때 느끼는 희열감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대화의 모든 조각들을 모아보면 우리는 더더욱 단단해져 있다. 우리는 1+1 = 2 가 되는 존재, 같이 향유하면 행복이 배가 되는 존재,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그런 존재 같다. (다 쓰니까 좀 오글거린다) 

 

잘 찍은거 아니냐 이정도면? 아님 말9....

 

그래도 나는 너가 참 멋있다. 예전에 얘기했는지 모르겠는데 너가 치열한 그때, 빽뺵하게 채워놓은 다이어리를 보며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 네 열정과 실행력에 난 친구이지만 속으로 치기어린 마음으로 널 시샘했는지도 몰라. 근데 그 치열함이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옅어졌다기 보단, 새로운 모양과 방식으로 바뀌었을 뿐, 치열함은 강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너는 지금 너를 위한 한걸음을 누구보다 멋지게 떼어나가고 있는 걸. 자랑스럽다. 

 

그리고 오늘 새삼 느꼈는데 '아지트'에 대한 단어도 그렇고, 같은 플레이스트를 들은 거 (아니 네가 켜준거지만 그걸 선택한 넌 이세상 누구보다도 김수연 감성을 잘 아는 사람이지 않을까. 소름) 

 

 

이거 우리의 노래잖아 약간, 

추억과 낭만이 있는. 특히나 나에게는 영국의 힘들었던 기억과 그럼에도 향수를 불러오는 그런 노래. 

 

너랑 플레이리스트 짜듯 두번째 우리만의 노래를 만들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 

내가 제주도에 오면서 뭐 너에게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우연히, 내가 제주도에 있는 9월 21일, 들으면 바로 알 노랜데 

 

가사도 가사인데, 오늘이 9월 21일이기도 하고, 이런 의미 끼워넣으면 특별해지는 거 뭔지 알지. 

 

 

 

네가 보낸 제주도에서의 한량같던 9월이, 네 근심을 조금이나마 날려보낼 수 있었던 시간이 되길. 

그리고 나랑은 9월 21일 함께 보냈어! 찬란한 오늘을 잘 기억하고 이걸 발판으로 힘을 주어 또 살아나아가자 현정. 

 

헌정의 글 이상 마침.

( September 노래 찾아들으셈. 내가 라붐처럼 에어팟을 네 귀에 꽂아 주는 건 조금 오글거릴 것 같아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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